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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by rumilog 2020. 9. 18.

안녕하세요:) rumilog입니다.

 

오늘은 제 블로그 카테고리 중 hobbylog에 처음 포스팅해보네요. 제가 평소에 책 읽기를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읽고 있는 책이 있어서 간단한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소개할 책은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입니다. 제목만 보면 마치 소설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 책에서 ‘올리버 색스’는 신경학자로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관찰하고 치료해왔던 신경장애 환자들의 사례를 1인칭 시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총 4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저는 오늘 1부 ‘상실’을 중심으로 느낀 점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표지

 

 

 

제가 가장 흔히 들어 본 신경 관련 질병은 기억상실증이었습니다. 때문에 신경장애를 떠올리면 ‘상실’, ‘불능’, ‘결여’와 같은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행위 상실증’, ‘인식 불능증’과 같이 생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질병을 지칭하는 단어에 ‘무엇인가 없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네요. 무엇이 상실되었는지는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기억일 수도 있고, 신체의 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저는 주변에서 심각한 기능장애를 가진 사람을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그저 부족한 사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신경 기능과 생활의 관계를 깊게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기 나온 사례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부분이 함께 연결되어 관계를 맺음으로써 인간의 삶을 구성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답니다.

 

 

 

 

 

책 속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사례는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겪은 ‘지미’의 사례로, 그는 지난 30년 간의 기억을 잃었으며 1분가량 지속되는 기억력을 가진 환자였습니다. 언제나 그의 시간은 30년 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지 못하고 지속되는 망각 속에 과거의 자신을 현재로 끌어와서 행동을 합니다. 어떤 것의 의미를 갈망하고 느끼고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결코 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작가 올리버 색스는 ‘잃어버린 영혼’이라는 탄식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 작가는 그가 더 이상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는 순간 속의 존재이다. 말하자면 망각이나 공백이라는 우물에 갇혀서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그에게 과거가 없다면 미래 또한 없다."  - 길 잃은 뱃사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성당에 있는 그의 모습에는 존재의 의미가 충분해 보였다고 합니다. 더 이상 기억의 연결성을 갖지 못하는 그가 아니라, 종교 의식을 통해 하나에 몰두하고 정신을 집중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온전히 자신에 대한 인식과 행동에 관계를 지을 수 있는 그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책 中 ‘잃어버린 영혼'

 

 

저는 기억상실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의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인생이라는 역사 속에 과거 이야기가 잘려 나감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연결성까지 잃어버리는 현상이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동시에 떠올리며 연결해서 사고하고 또 행동합니다. 그렇기에 아마 지금 저도 과거의 나를 바탕으로 현재의 나를 설계하고 미래의 나를 상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 그리고 나

 

 

지미를 포함한 책 속 많은 사례는 저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듯합니다.

 

'과거의 나만이 여기에 머문다면 내가 진정으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제 대답은 아니라고 할 것 같아요. 그만큼 인간의 삶에 있어서 기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꼭 기억이 아니더라도 어떤 기능을 상실했다면 나의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하실 수 있으신가요?

이 책은 단순히 신경장애 환자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정보글이 아니고, 그들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신체, 일상을 관계지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철학적이거나 의학 전문적인 어려운 글이 아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인간의 삶에 대해 다양한 사례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답니다.

 

이상으로 리뷰를 마쳐봅니다.  끄적이다 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어 버렸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ᴗ'

 

언제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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